논문 표절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타인의 논문을 적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논문에 쓰는 행위는 연구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덕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논문 표절의 또 다른 일면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한 가지 사실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 수 많은 판단이 존재하게 된다. 학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떤 사실에 대한 수 많은 다른 판단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박정희에게 "전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가?" 문제에 가장 간단하게 "쿠데타를 통해서 권력을 잡았기에 전 대통령이라는 칭호는 적합하지 않다."와 "결국 선거라는 적합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권력을 잡았기에 전 대통령이라는 칭고가 적합하다" 혹은 "유신개헌 및 그 이후의 행태는 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행동이라고 할 수 없기에 유신개헌 이후는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등등의 다양한 의견이 가능하다.


이렇게 기존 연구가 충돌을 할 때, 연구자들은 최대한 관련 의견을 모두 열거한 이후에 "본 논문에서는 XXX의 의견에 따른다."라고 하거나 아예 다른 의견을 열거하지 않고 "XXX의 의견에 따르면......"이라고 문장에 명시를 한다. 연구자는 해당 내용에 대한 책임을 "XXX"에게 넘겨 버리는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책임은 "XXX"을 선택한 연구자 자신에게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해당 내용 자체에 대한 책임은 "XXX"에게 귀속한다.


실제적인 예시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거대 "디지털 인문학" 싸이트는 현실적으로 다양한 연구자들에게 프로젝트를 분산해서 처리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서 고전번역원의 고문번역의 경우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해서 번역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고전번역원은 해당 고문을 서비스할 때 해당 고문 번역 프로젝트의 책임자를 명시한다. 이를 통하여 어떤 고문의 번역에 대한 문제가 있거나 의견이 있을 경우 고전번역원은 1차적인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이런 번역은 말이 안돼요! 틀렸어요. 수정하세요."라고 한다면 고전번역원은 "책임 번역자에게 문의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이런 방식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분야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번역에는 정답이 없고 다양한 번역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책임 회피 방식은 과거의 시스템을 디지털 시스템에 억지로 적합시켜서 발생한 일이다. 과거에는 책이나 논문등의 글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빠르게 보급하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었다. 문제가 있는 내용을 수정하고 재배포하는 것은 더더욱 그러하였다. 그런데 디지털에서는 빠른 보급과 수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한 문장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을 경우 모든 의견을 보여줄 수 있다.


과거의 인쇄물에서는 여러가지 제한사항으로 인하여 박정의에게 "전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문제에 대해서 단 한가지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디지털에서는 모든 의견을 열거해줄 수 있다. 해당 디지털을 보는 사람들은 어느 한 곳으로 편중된 의견이 아닌 소수의견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보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물론 기계적인 중립성의 문제를 벗어나기 위하여 열거된 의견 중에서 가중치를 부여하여 학술의 주류와 비주류를 보여줄 수 있다.


누군가가 고전번역원의 어떤 문장에 대해서 "이 해석은 다르게 해야됩니다. 수정해주세요"라고 한다면, 고전번역원은 이제 "님의 번역문도 등록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은 "직접 님의 번역문을 등록하시면 됩니다"라고 해버리면 된다. 그럼 기존의 번역문과 추가된 다른 생각의 번역문이 공존하게 된다.


이러한 디지털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디지털 인문학 싸이트는 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이다. 이곳에서는  금석문을 대상으로 다양한 탁본들과 각 탁본의 판독문들 및 각 판독문에 대한 해석문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비록 각각의 탁본과 판독문 및 해석문간의 상호비교기능은 지원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다양한 의견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개념적 전환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네트는 넓다. 디지털 자료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의 수용은 과거 인쇄매체가 상상은 했지만 실현이 불가능했던 방법이다. 디지털 자료는 한 장소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지식의 생태계를 풍부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러한 다양한 의견의 수용은 당신의 책임을 최대한 낮추어줄 수 있다.


"의견이 다르시다고요? 그럼 당신의 의견을 등록하세요."






....평소에도 그렇지만...오늘 쓴 글을 정말 뭔지 모르겠다.-_-;;.....머...일기장이니까......큼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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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IT의 융합을 추구하는 디지털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하여 박학을 추구하는 잡학입니다. 개인적인 문의는 제 메일(ddokbaro@g메일.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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